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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를 찾아줘, 자신의 작은 이익과 무관심은 어떻게 악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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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를 찾아줘, 자신의 작은 이익과 무관심은 어떻게 악이 되는가
  • 이광희 기자
  • 승인 2019.12.09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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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특별한 곳에 있지 않다는 사회적 메시지

사람이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오래 전에 알아버렸다.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야누스의 두 얼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회가 되었다.

악인이어서 남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작은 이익을 위해 남을 해칠 수 있다는 것, 또는 다른 사람의 악행을 눈감을 수 있다는 것.

영화 '나를 찾아줘'는 아이를 잃은 엄마의 이야기를 담았다. 엄마 정연역을 맡은 이영애가 '친절한 금자씨' 이후 1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작품이라는 화제성도 뉴스가 된 영화다. 국내에 개봉되기 전 2019년 제 44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Toronto International Film Festival) 디스커버리 섹션에 공식 초청되어 캐나다 시사회에서 관람한 기자들의 리뷰가 공개되기도 했다.

이 영화는 '스릴러' 쟝르를 표방했지만 감독이 보내고자 하는 메시지가 너무 강해 스릴러의 긴장감은 반감되었다. 6년의 세월 동안 정연 부부는 잃어버린 아들을 찾아 다닌다. 지도책에 메모와 기록을 남기면서 전국을 찾아 헤매지만 삶은 몽롱해지고 희망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러던 중 제보를 받고 제보지를 찾아 나선 남편이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어린 아이들이 정말 올 줄은 몰랐다며 장난삼아 제보한 것이라고 인터뷰한다. 타인의 어려운 삶이 어떻게 방치되고 심심풀이가 되는지에 대해 되돌아 보게 한다.

엄마 정연은 결정적인 제보를 받고 아들을 찾아 낚시터를 향한다. 그곳엔 일상의 평범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모두가 자신의 이익에 따라 진실을 외면한다. 악은 악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틸컷

자신의 일자리, 오랫만에 찾아온 입질이 더 중요한 낚시꾼, 서로의 이익이 얽힌 시골 마을 사람들, 우리 사회의 무관심은 곳곳에 자라는 악을 방치하고 또 다른 비극을 잉태하게 한다는 것을 되새기게 한다. 

자신과 관계 없는 일에는 누구나 정의롭지만 자신의 이익과 직결된 일이 되면 사소한 손익에도 타인의 삶에 해를 끼치고, 외면하고 눈감을 수 있는 사회구조가 완성된 느낌이다.

스틸컷
스틸컷

"대체 내 아이한테 무슨 짓 한거야?' 절규하는 엄마 정연에게 극중 비리경찰 홍경장역을 맡은 유재명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진실을 숨기는 마을 사람들을 이렇게 표현한다. "여기 이사람들 법 없이도 살 사람들이에요. 이렇게 순박한 사람들에게 막 그렇게 하시면 안되는 거예요. 벌 받아요 벌." 

이 영화는 이처럼 법없이도 살 것 같은 순박해 보이는 사람들일지라도 진실에 눈 감고, 귀와 입을 닫는다면 그런 무관심이 바로 사회의 악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는 다소 무겁게 흘러간다. 그렇지 않아도 이 복잡하고 살기 어려운 시대에 잠시나마 웃음을 회복하고 위안을 얻고자 하는 분이라면 이 영화는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가진 어두운 단면을 잠시나마 바라보고 성찰하며 보다 낳은 삶의 가치를 추구하고자 한다면 108분의 시간을 인내할 수 있는 영화다.

스틸 예고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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