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조의 명상여행]

생명이 새로워질 때 / 정상조
순들이 눈을 뜨는데
푸른 순으로 뜨지 않고
꽃들로 화사하다
눈이 창을 여는데
안개에 색감이 번지듯이
노란 꽃이 하나둘씩
눈앞에 번져 오른다
한겨울 낙엽만 수북할 때
무엇인가 나에게까지
낡아지고 있는 줄 알았다
생명으로 돋아 오르는 숲
새들이 새벽에 눈 비비자
왜 쌍쌍이 우는지
꽃들은 왜 암수가 있는지
우거질 때는 보이지 않았던
생강나무가 꽃으로 눈을 뜨니
숲은 온통 노란색이다
이곳에서는 너와 내 호흡이
수채화 물감 풀어지듯
노랗게 염색되어야 하는
그런 시간이 아닐까
* 에필로그
숲에 노란 꽃들이 핀다. 내가 모르기에는 너무 많은 숲이다.
하루가 지날수록 수채화 물감 번지듯이 핀다.
보면 볼수록 세월은 낡아지지 않고 생명을 새롭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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