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조의 명상여행]

목련꽃 필 무렵 / 정상조
해가 눈을 떴다
눈을 감을 때까지
심호흡의 따스함을
해가 눈을 감았다
눈을 뜰 때까지
심호흡의 차가움을
따스함을 뜰채에 담아
밤마다 헹구더니
드디어 꽃이 피려나
헹구고 헹구어도
뜰채에 남는 색깔
진한 눈빛들이 모여서
꽃이 피려나
가슴 앓이 진액으로
눈물을 뽑아 올려도
그대만 아름다우면 그뿐
눈빛도 마주 못하지
밤의 뜰채로 늘 헹구던 것들
햇살 따스해질 때
가슴이 어디 가겠나
맺혀 오르지 꽃봉오리들
* 에필로그
작년에 피었던 목련을 보니 차가운 날씨에 꽃봉오리들 물이 오른다
꽃이 피면 너의 눈부신 얼굴을 마주 볼 수 있겠나?
너무 아름다워서 눈길을 돌려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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