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출판사, 소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에디터스 컬렉션으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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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출판사, 소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에디터스 컬렉션으로 출간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8.3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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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출판사가 새로 출간한 다자이 오사무 대표작 ‘인간 실격’. 출처:문예출판사

문예출판사가 일본 문학의 대체 불가한 작가인 다자이 오사무 대표작 ‘인간 실격’을 에디터스 컬렉션으로 출간했다.

문예출판사의 인간 실격 에디터스 컬렉션은 다자이 오사무 연구의 권위자 오쿠노 다케오의 작품 해설을 수록해 독자 이해를 돕고자 했다. 특히 박혜미 작가의 표지 일러스트는 인간 실격 특유의 암울하지만, 고혹적이고 퇴폐적인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다자이 문학의 대표작 인간 실격은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과 함께 일본 근대문학의 양대 소설로 꼽히는 작품으로 현재까지 1000만 부 이상의 판매 부수를 기록했다. 세 편의 수기로 구성된 인간 실격은 ‘나’라는 일인칭 주인공 요조의 번뇌와 고독, 실패와 방황을 섬세한 문체로 그려낸다. 첫 번째 수기에서 나는 자신의 유년 시절과 집안 환경, 가족과 집안사람, 친구들에게조차 우스운 행동을 연기해야 하는 나의 번뇌와 고독을 묘사하고, 두 번째 수기는 청년 시절 나의 모습과 사회 적응에 실패하고, 방황하다가 약에 탐닉하는 혼란한 모습을 보여준다. 세 번째 수기는 그 혼란과 정서적 방황을 끊지 못한 채 결혼과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뒤 약물 중독으로 결국 주인공이 완전히 폐인이 되고 마는 말기를 그린다.

요조는 타인과 사회에 섞이지 못하고 겉도는 인물로, 전 생애에 걸쳐 우스갯짓을 연기하는 자기기만, 수차례 자살을 시도하는 자기파괴 행위만을 일삼다 20대 후반에 머리가 하얗게 새고, 시중드는 노파에게 희롱까지 당하는 처지로 전락한다. 작가 다자이 오사무도 주인공 요조처럼 짧은 생애 동안 철저한 ‘자기부정’과 ‘자기파괴’를 시도하다 39세의 젊은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이처럼 수수께끼 같은 그의 인생은 그와 그의 문학을 더욱 신비스럽고 불가사의하게 만들었고, 작가 자신의 삶과 문학을 일치하는 인공의 극치를 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자이는 소설 속 주인공이 느끼는 ‘소외감’과 그가 선택한 ‘무저항’을 통해 당시 사회에 팽배한 인간의 에고이즘, 권력에 대한 탐욕, 악습, 위선을 역설적으로 비판하고자 했다. 인간 실격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우울과 불안에 빠진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다자이 문학 연구의 권위자이자 문예평론가 오쿠노 다케오는 “패전 후 혼란한 시기를 우리는 다자이 오사무라는 한 사람에게 의지해 버텼다. 그는 청춘과 떼어 놓을 수 없는 존재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철저하게 짜인 사회 시스템이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삶의 방식이 이제까지 살아온 방식을 매도하고, 정상 범주에서 벗어난 삶은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방황하는 개인, 여린 감수성으로 인간 실존과 관계를 성찰하고, 폭력적인 현실에 좌절하는 청년의 모습은 비단 이 소설 속 인물이 처한 특수한 상황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인간 실격은 7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많은 독자와 공명하며, 여전히 깊은 울림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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