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조의 명상여행]
창포꽃 슬픈 전설 / 정상조
뒷산 진달래하고 친구인 줄 알았지만
네가 죽을 줄 누가 알았겠니?
임진강 물결하고 친구인 줄 알았지만
네가 죽을 줄 누가 알았겠니?
너는 사랑하는 이
하나 남기고 갔구나
진달래 뿌리와
도란도란 식구가 되는 것은 좋겠지만
너의 것을 다 주지 못해서
끝끝내 안타까워하며
무엇이 그렇게 급한지 먼저 저물었구나
임진강 물결에
너도 실려가고 나도 흘러갔었지
너는 너무 아름다웠어
영혼까지 흐르는 눈물
나는 죄인이라도
너는 생명으로 촉을 내밀고 있었지
뜻 모를 상황 속에서
햇빛이 왜 빛나는지
숨 쉬는 것이 얼마나 찬란한 것인지
나도 모를 해가 뜬다
창포꽃 슬픈 전설
누구이기에 슬픔을 만들고
누구이기에 눈물을 만드는가
사랑했던 기억만으로
그냥 아름다웠다
너는 나에게
창포꽃 뿐이었을까
* 에필로그
먼저 떠나보내는 이가 있으면 남은 자가 있다. 남아 있으면 딱 하나의 슬픔이 맴돈다.
왜 그 때 마음을 다하지 못했을까? 창포꽃은 그의 편지라서 해마다 읽는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