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조의 명상여행]
지천에 우는 귀뚜라미 / 정상조
밤새 하늘을 낚아
별을 먹이는 어부가 있다
어둠이 더 촘촘한 이슬 사이에 내리고
소리의 손가락들만
울음의 그물코를 깁고 있다
반복해서 다시 듣다 보면
노래인지 소음인지 나는
단음의 청각 속에 갇히고 만다
목숨을 단축해 가며
번져오는 저 소리들
미묘한 음계와
별을 따는 박자의 사이로
마음속엔 무지개가 뜬다
내 안에서도 작곡되는 저 소리들
저 산들의 능선에서
반복된 춤사위로 사위어 간다
* 에필로그
객지에서 일을 할 때 귀뚜라미가 얼마나 울어대던지
내가 그 울음의 그물코를 깁는 듯했다
"저 산들의 능선에서......춤판이 사위여 간다" 산 능선을 보면 아이들이 늘 아른거렸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