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끝에서
상태바
숲의 끝에서
  • 정상조 시인
  • 승인 2022.04.20 08: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상조의 명상여행]
사진:Pixabay

숲의 끝에서 / 정상조

바람은 빈손으로 왔다 그냥 가지 않았네
국수나무 마음을 흔들어 흰 꽃으로 왔네
밤에 내린 비 아직 떨구지 않은 이슬
나뭇잎에서 햇살을 받을 때
깊은 푸르름이 눈을 뜨는구나 

넝쿨은 새소리로 
치마폭을 걷어 올리고
엺은 숨결로 일어서
팔을 벌려 너를 마주하지 

음정 고운 거목으로 춤을 추어라
바람이 비비는 볼 끝을
새들이 진저리 치게 우는 숨결 끝에서 

퉁 튕기듯 사라지는
이파리의 외침
너는 아느냐 

* 에필로그

아침 약수터 산행을 할 때
흰 꽃이 피어있는데 그 옆에 국수나무라고 푯말이 있었다

나는 시는 자연을 그냥 그리기만 해도
그 사람 마음이 시가 될 때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1연은 바람에 흔들리는 흰 꽃이 핀 국수나무가 있고
비에 아직 떨구지 않는 이슬과 아침 햇살이 있다
즉 다양한 색감과 파장의 빛을 그냥 그리기만 했다

2연부터는 거문고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추는 여인을 형상화 했다
한 가지 춤사위로 버티는 거목의 숨결과
퉁 튀기듯 순간은 소멸해 가지만 숲에는 푸르름의 외침이 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