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조의 명상여행]
아득산 손 / 정상조
골짜기를 돌아서
모래톱을 만들고
바다로 가나 싶더니
다시 샘이 솟아서
사랑을 만들고
그것들이 흘러서
어디로 갈지
욕심도 인생도
손을 펴고 놓았는데
다시 골짜기를 돌면서
바다가 아닌
또 다른 골짜기를 향하다가
어둠을 옷에 묻히고
향기도 옷에 묻히고
흐들어지게 핀 망초꽃
멍하니 보다가
바위에 부딪쳐
물보라로 튀기도하고
결국 손을 내밀어
아득한 손을 잡을 수 있을지
* 에필로그
이 시는 산을 감고도는 계곡에서 쓴 시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시를 즉흥적으로만 쓴다
1집 "어치가는 길"을 내고 고친 시를 보는 내 마음이 너무 어색해서였을 것이다
"아득한 손" 이 시는 너무 즉흥적으로 카톡에 썼다
그리고 친구에게 카톡을 보내고 한 참 읽어봐도 시를 저장하기에는 썩 안내켜서 그냥 지우고 잊었는데 1년 쯤 후에 친구가 "아득한 손"이 너무 잘 써져서 캡쳐로 저장해 두었다고 해서 다시 받은 것이다
사라질 뻔한 시가 2집 시 제목이 된 것을 보면서 인생도 그러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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