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통한 타임워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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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통한 타임워프 전략
  • 이에렌 기자
  • 승인 2021.12.27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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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은 유한하다.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은 다르지만 삶의 시계가 언젠가 멈춘다는 것만은 불변의 진리이다. 때문에 우리가 하고 싶은 많은 것들과 살아보고 싶은 다양한 삶을 모두 경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유한성 때문에 시간관리가 필요한 것이고 이미 다뤘던 우선순위가 중요하다. 그러나 삶의 유한한 시간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 있다. 바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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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나는 ‘데미안’을 좋아했다. 헤르만헤세의 이 소설은 어린 내가 이해하기에는 어려웠지만 소설의 기묘하면서도 신비스러운 느낌이 좋았다. 데미안이라는 소설이 좋아지자 헤르만헤세의 다른 소설들도 궁금해졌다. ‘수레바퀴 아래서’와 ‘싯다르타’를 읽고 그의 시도 읽었다. 나는 헤르만헤세와 다른 시대를 살고 있었지만 분명히 그와 만나고 있었다. 그의 작품을 통해 그의 가치관과 생각들, 느낌과 정서를 소통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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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지식과 인간의 삶에 대한 집약체이다. 우리는 역사서를 통해 문명의 발자취와 변모과정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소설을 통해 한 사람의 인생 또는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볼 수 있다. 지식서를 통해 학자가 삶을 바쳐 집대성한 이론이나 결과들을 습득할 수도 있다. 이는 유한한 인간의 삶을 풍부하고 폭넓게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한다. 유한한 시간 안에서 무한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강의를 하는 나는 정보를 찾기 위해 책을 많이 활용하는 편이다. 만약 ‘마케팅’에 관한 강의를 해야 한다면 ‘마케팅 불변의 법칙’과 ‘마케팅 천재가 된 맥스’와 같은 관련 책들을 통해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그중에서 강의대상에게 적합한 내용을 큐레이션(여러 정보를 수집, 선별하고 이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전파하는 것)할 것이다. 만약 이런 도움 없이 혼자서 마케팅을 이해하고 그것을 지식화하려면 수십년이 걸려도 해내지 못할지도 모른다. 다행히도 수많은 해당분야의 전문가들이 연구하고 경험하여 정리해놓은 책이 있기에 우리는 우리가 알고자하는 지식을 수십년, 혹은 수백년을 뛰어넘어 아주 적은 시간만으로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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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 얻어 나의 업무나 목표를 이루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데만 책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경험하지 않은 것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공감능력이 있다. 자신이 겪지 않은 상황을 이해하고 통찰력을 기르는 일은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볼 때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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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을 했을 때 일이다. 남편은 마냥 좋아했지만 나는 경력단절에 대한 불안함과 혼란으로 불안정한 마음이었다. 게다가 파트너십을 맺은 업체 중 면접을 볼 때 내게 남자친구가 있는지와 결혼할 계획이 있는 지 물었던 곳이 있다. 남자라면 받지 않았을 질문이었다. 결혼적령기의 여자이기에 일을 오래할 사람인지 아닌지 판별하기 위해 물었을 거였다. 결혼과 출산은 여자에게는 분명히 업무적으로 마이너스로 인식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임신소식을 업체에 알리지 못했고 배가 불러오기 전까지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하며 일했다. 그 시기에 ‘84년생 김지영’을 읽었기에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고 남편에게 그 책을 읽어보라고 권했다. 남편은 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여자로서 살아온 적이 없었지만 그 책을 통해 내가 왜 임신을 마냥 기뻐할 수 없었는지 이해했던 것이다. “왜 내 입장을 이해 못해줘?” 라며 다투는 데 시간을 쓰는 것이 아니라 책을 통한 간접경험으로 배려와 애정을 쌓을 시간을 벌어준 것이다. 이처럼 책은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해주어 우리가 쓸모없는 다툼이나 논쟁을 피하게 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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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시간관계상 이룰 수 없는 버린 목표들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나는 여가시간에 소설책을 많이 본다.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살지 못한 다른 삶을 경험하고 대리만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 그 삶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단 한 번의 삶을 살되 수천, 수만 개의 삶을 살 수 있다. 

기록이라는 점에서 ‘영상’도 이러한 역할을 한다. 특히 요즘은 영상의 시대가 오고 있으니까. 나 역시 영화를 통해서도 수많은 삶의 방식을 만나고 생각의 지평을 넓히기도 한다. 다만 영상은 시간적인 제약이 있다. 2시간짜리 영화라면 반드시 2시간을 잡혀있어야 한다. 책은 선택적으로 보거나 사람에 따라 속도가 모두 다르지만 영상은 선택적으로 찾아서 한 부분만을 보기가 어렵고 시간을 조절하기도 어려운 점이 있다. 또한 인간이 집중력을 기르고 깊은 사고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문자 발명과 책 읽기를 통해서 가능했는데 읽지 않고 ‘보는’ 영상시대에서는 사고기능이 퇴화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미 ‘집중력과 몰입’이 시간관리에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앞서 다루었다. 이러한 점에서 책을 읽는 독서습관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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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삶과 삶을 연결하고 지식습득의 시간을 단축하는 인류가 쌓아온 최고의 선물이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책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한국인의 평균 독서량은 낮은 편이다. 2015년 평균 9.6권이었던 독서량이 2016년에는 8.7권, 2019년에는 7.5권까지 줄어들었다. 씁쓸하게도 한국의 18세 이상 성인 중 1/4은 일 년에 단 한 권도 책을 읽지 않는다. 문해력 또한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능력 중 하나가 ‘비판적 사고능력’이다. 기계와 경쟁해야 하는 시대에 사는 우리가 목표를 이루고 핵심 인재로 성장해나갈 수 있는 큰 무기 중 하나가 독서다.  특히 프리랜서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시대의 변화와 니즈를 파악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일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현상유지에 머물러서는 프리랜서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지속적으로 자신의 지식과 커리어를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자신의 분야와 관련된 책을 통해 트랜드와 지식을 점검하고 자기개발서를 통해 스스로를 다독거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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