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드론산업진흥협회 박춘배 부회장, 드론 기술개발과 신뢰 얻으면 UAM 역할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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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드론산업진흥협회 박춘배 부회장, 드론 기술개발과 신뢰 얻으면 UAM 역할 가능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10.2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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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M 기술개발 전문업체 클러스터 형성이 시급
정부 조급하게 비현실적 개발 기간 내 결과 재촉해서는 안돼
불법 드론을 예방하기 위한 원격 식별 등 법제화 필요
박춘배 한국드론산업진흥협회 부회장

"드론 기술개발을 통해 탑재 중량과 비행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안전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면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로서 역할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체계 설계, 핵심 센서, 제어 등의 기술개발 전문업체 클러스터 형성이 시급하다."

박춘배 한국드론산업진흥협회 부회장은 드론 기술개발 전문업체의 클러스터 형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드론이 4차산업 핵심기술로 급부상하고 실생활에도 활용되는 접점이 늘어나고 있지만 일정 분야 외에는 한계에 봉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계의 가장 큰 부분으로는 탑재 중량과 비행 가능 시간을 언급했다. 

박 회장은 비행시간과 탑재중량을 만족하는 최적의 드론을 개발하고, 장시간 비행이 가능한 정찰용 드론이나 중대형 수직이착륙 드론으로 안전한 서비스 실적을 축적하며 산업용으로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UAM 상용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한화, 현대차 등 국내 기업들이 외국 기업과의 경쟁 및 협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본지는 40여년간 국내 항공공학 발전에 기여한 기술전문가 박춘배 부회장을 만나 그의 노하우와 견해를 들어 보았다. 

한국드론산업진흥협회는 어떤 일을 하는 기관인지요?

한국드론산업진흥협회는 통상산업자원부의 사단법인으로 2015년 8월 설립되었다. 당시에 국가기술표준원 COSD(표준개발협력기관)에 항공우주 분야가 없으니 맡아달라는 요청으로 2016년 3월부터 2021년 2월까지 해당 업무를 담당했다. 이를 통해서는 드론산업과 관련한 표준제정 및 인증, 정부 정책 제안, 드론 상용화 기술 지도 등을 수행했다. 

또한 매년 드론 신기술 개발 성과를 선보이고 4차산업 기술과의 융합을 통한 미래산업 발전을 모색하는 '무인이동체산업엑스포'를 개최하고 있다. 관련하여 'UAM 산업기술연구조합'을 설립해 UAM(Urban Air Mobility : 도심항공교통) 산업 기술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R&D 사업과 공동 부품개발 등 산학연 공동연구와 네트워킹을 지원하고 있다.

산업부 지원을 받아 '산업용 무인비행장치 전문인력 양성사업(2017년~2022년)'도 하고 있다. 이는 부산대, 세종대 등 국내 8개 대학과 협력하여 연간 80명의 석사 과정 드론 연구인력을 양성하는 사업이다.

▶ 드론 산업의 발전이 뜨거운데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드론은 1950년대 군용 드론이 시초로 이후 군용 기술이 민간에 이양되었다. 2010년대 멀티콥터의 출현으로 드론의 대중화가 이루어졌는데 공중 촬영용과 장난감이 주류를 이루며 민간 활용도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이후 산업 활용의 아이디어 검증으로 활기를 띄었으나 촬영이나 방제 등 일정 분야 외에는 한계에 봉착한 모습이다. 한계의 가장 큰 부분은 적은 탑재 중량과 30분 이내의 짧은 비행시간이 주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다양한 산업 활용도에 따라 비행시간과 탑재중량을 만족하는 최적의 드론 개발이 필요하다. 촬영용 이외에 장시간 비행이 가능한 감시 정찰용, 100kg 이상의 수송용 등 중대형 드론, 중대형 수직이착륙 드론으로 안전한 서비스 실적을 축적하며 산업용으로 확산시킬 수 있다.

안전에 대해 사회적으로 신뢰성을 인정 받으면 향후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로서 역할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체계 설계, 핵심 센서, 제어 등의 기술개발 전문업체 클러스터 형성이 시급하다. 

또한 드론의 IoT 역할로 취득한 자료의 후 처리를 위한 인공지능 산업화도 필요한 분야다. 

2020 무인이동체산업엑스포 이미지. 출처:한국드론산업진흥협회 홈페이지

중국이 드론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데 국내 산업은 어느 정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요?

중국이 선도하는 드론 산업은 3조원 규모의 장난감 수준의 촬영용과 취미용 드론이다. 이는 1960년대부터 시작된 무선조종 모형항공기 산업의 연장선으로 인식할 수 있다. 

국내의 드론 업체는 군용 무인항공기 개발 참여와 모형항공기 관련 업체로 구성되어 있고, 군용은 개발을 주도하는 대기업 중심의 몇몇 협력 업체가 개발 중이다. 민간용 드론 업체는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채 정부의 공공수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재까지는 드론의 비행시간과 탑재중량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력이 부족하고 이는 국내 기업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해외기업도 같은 상황인 것으로 판단된다. 

드론 택시나 드론 배송 등 미래산업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는데요?

드론 택시는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는 승객 탑승 무인항공기, 즉 UAM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드론 배송은 탑재중량과 비행시간의 요구를 갖춘 효율적인 자율비행 무인항공기다.

중대형 수직이착륙 무인항공기는 현재의 유인항공기의 혁신으로 개발 가능할 것으로 본다. 드론 배송 또는 드론 수송 물류는 경제적 잠재가치가 큰 산업으로 평가할 수 있다. 

시장이 요구하는 드론을 적정 가격에 개발해야 물류 플랫폼 사업으로 진입할 수 있는데 요구 성능의 기술 개발, 적정 가격을 확보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 달성이 열쇠가 될 것이다. 

드론 산업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습니다. 어떤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고 보는지요?

드론 생산, 운용, 정비 등에서 일자리를 기대하지만 과거의 사고방식으로는 기대에 미칠 수 없다. 무인 생산체계에서 드론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술혁신이 경쟁력 있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기대만큼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드론으로 다른 산업분야에서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 마인드를 갖춘 인력, 드론의 설계 인력, 핵심 부품 개발 인력, 드론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처리하는 인력, 드론의 분석 데이터를 다양한 분야에서 부가가치와 생산성 향상에 적용하는 인력, 드론 측정 데이터를 산업에 적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의 분석 인력, 드론에 기반한 플랫폼 사업을 패캐지로 국외에 수출하는 인력 등이 미래의 필요 인력으로 자리할 것이다.  

박춘배  부회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미래경제뉴스

드론 테러 및 드론을 이용한 범법 행위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모든 테러의 징후는 정보로 판단해야 하는데 무작위의 감시로는 불법 드론을 탐지하는 게 불가능하다. 드론 테러나 불법 드론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드론에 대한 원격 식별(remote ID, identification)을 법제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원격 식별에 의해 국가 중요 시설에 무단 접근하는 드론이나 사생활 침해의 가해자를 적발하는 것이 가능하다. 

드론 원격식별장치의 의무 장착으로 우호적 드론 활용을 테러와 분리하고 드론의 등록자, 조종자 및 비행경로, 테러 정보 등으로 의심 드론을 식별할 수 있다. 식별 후 무력화의 다양한 방법은 이미 존재하고 있다. 

드론 산업의 현장 전문가로서 정부 정책이나 관련 기관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요?

너무 조급하게 비현실적인 개발 기간 내에 결과를 재촉하는 것은 정책의 문제점이다. 정부지원 기술개발 과제 참여 기업은 시장과 연관이 적은 개발에 인력과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의 연구개발은 사업화와 직결되며 그 결과는 시장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기업간 협력과 전문분야 육성의 틀에 대해 정부 지원이 지속되고, 유연한 개발 목표와 시장진입의 변동성을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기술개발에서 연구관리의 비중 과다로 불필요한 증빙에 의한 낭비가 급증하는 것이나 비전문적인 선정 및 평가 위원의 불가능한 개발 목표 강요로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개선돼야 할 부분으로 생각한다. 

경쟁적인 과제 목표의 상향은 불필요한 개발 낭비와 그 결과가 시장에서 소외되는 악순환을 불러올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박춘배 부회장은...

서울대학교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하고 석사를 마치고서 공군사관학교 교관에 임용되었다. 당시 사관학교 생도를 교육하면서 무인비행기로 사격하는 프로젝트를 담당하여 1979년 서울대, 인하대, 항공대, 공군사관학교 4곳의 교수들이 공동 수행한 프로젝트로 사격용 드론을 개발했다.

 이후 전역하여 인하대학교 교수를 하면서 기술개발 중심의 실용 교육에 관심을 두었고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외이사,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사외이사, 인하공업전문대학 총장, 인하대학교 총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드론산업진흥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드론 연구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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