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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시간관리의 버릴 목록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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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시간관리의 버릴 목록 1호
  • 이에렌 기자
  • 승인 2021.07.05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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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나는 심각할 만큼의 대인공포증을 가지고 있었다. 혼자서 집에 가는 것조차 두려워했었고 매일 친구가 집 앞 정류장까지 데려다주고 갔다. 그 친구는 나와 정 반대쪽에 사는 친구였고 우리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30분 넘게 가야했다. 친구가 가끔 데려다주지 못하는 날에는 반 친구들이 모두 집에 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교문에 사람이 보이지 않을 때쯤  나섰다. 집을 가는 도중에 육교를 하나 건너야 했는데 반대쪽에서 또래의 학생들이 무리지어 오는 것을 보면 육교 아래 천변으로 내려가서 5분이면 집에 갈 거리를 20분 정도 시간을 써서 빙- 돌아 가기도 했다. 그랬던 내가 매일 새로운 사람들 앞에 서서 강의를 하고 있다. 

이미지: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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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관리를 위해서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것을 찾는다면 바로 두려움이다. 

사람은 누구나 두려움이나 불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적당한 두려움이나 불안은 몸의 긴장감을 유지시켜주고 몸의 감각들을 예민하게 하는 긍정적인 구석도 있다. 그러나 과도한 두려움은 당신의 시간을 망치거나 기회를 앗아가기도 한다. 

이미지: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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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레트의 수상한 베이커리’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인 폴레트는 지독한 인종차별주의적 성향을 드러낸다. 흑인인 사위와는 말도 섞지 않고 손자에게도 차갑게 대한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그녀의 두려움이 있다.

자신의 망한 식당을 중국인들이 인수했고 기초연금을 받으며 차압까지 당해 거리의 쓰레기장을 돌아다니며 쓸만한 것들을 주우며 생활한다. 다른 인종이 들어와 자신들의 일자리와 생활의 터전을 빼앗아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하나 밖에 없는 소중한 손자와 딸과 소통하는 기회를 놓치게 만든 것이다. 물론 영화에서는 점차 손자와 딸에게 마음을 열고 사람들과도 소통하는 결과로 이어지지만 좀 더 빨리 두려움에 맞서 사위를 인정하고 손자와 시간을 보냈다면 할머니의 인생은 더 많은 행복의 시간으로 채워졌을 지도 모른다. 

이미지:폴레트의 수상한 베이커리 스틸컷
이미지:폴레트의 수상한 베이커리 스틸컷

처음 학생강의를 하다가 교직원 강의를 의뢰받은 적이 있었다. 이미 학생들을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무언가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고 두려웠다. 특히 학창시절에 나보다 공부를 훨씬 더 잘했을 사람들 앞에서 무언가 전문적인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에 강의안을 만들면서도 걱정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결국 나는 의뢰받은 회사에 전화를 걸어 해당 강의는 부담스러워서 할 수 없다고 했다. 회사는 부담가질 것 없이 해달라며 선생님들은 해당 과목에 있어서는 전문가지만 내가 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니 자신감을 가지고 해달라고 덧붙였다. 결국 열심히 준비를 해서 교직원강의를 하게 되었다. 두시간 동안의 강의는 좋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고 몇 분의 선생님들께서는 강의가 끝나고 강의자료를 받고 싶다고 했다.

내가 두려움으로 그 강의를 거절했다면 강의경력이 넓어지기까지의 시간이 훨씬 더 오래 걸렸을 것이다. 그러나 강의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고 실행했기 때문에 다음 그리고 그 다음에도 교직원강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미지: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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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로도 나는 많은 일에 두려움을 가졌다. 때로는 그 두려움과 맞서기 무서워 회피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최근에는 경진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1차 서류합격을 하고 2차 발표평가를 앞두고 있었는데 덜컥 두려움이 앞섰다.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고 내가 가진 능력으로 해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준비를 하면서도 발표평가에 참여하지 말아버릴까 하는 생각을 수 십번도 넘게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결국 도망치지 않고 발표에 참여했다.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더 중요한 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다는 거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두려움은 버릴 수 있는 게 아니다. 다만 두려움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최선을 다해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실패할 지도 모르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당신의 목표에 그만큼 멀어진다는 얘기가 된다. 

나는 직업 특성상 늘 낯선 사람과 대면한다. 강의를 위해 사람들 앞에 설 때 언제나 두려움을 느낀다. 정도는 덜해졌지만 두려움은 언제나 있다. 

‘소통을 잘 할 수 있을까?’ ‘마음을 열고 강의를 들어줄까?’ 
그러나 어쨌든 나는 강의장에 서고 최선을 다해 준비한 내용을 전달하고 함께 소통하기 위해 노력한다. 두렵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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