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채색에서 우러나오는 강렬한 생명력, 임종두 작가의 '생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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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채색에서 우러나오는 강렬한 생명력, 임종두 작가의 '생토'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1.11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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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의 정서와 전통 채색기법 석채로 발현시킨 강렬한 생명력
생토 127ⅹ84cm, 장지에 분채, 1994년 임종두

임종두 작가는 전통 채색기법인 분채·석채 작업을 한다. 

수십번의 덧칠을 통해 색이 중첩되며 내면의 색이 우러나게 하는 노동의 기법이다. 물감도 일반 물감에 비해 7~8배 고가일 뿐만 아니라 작업의 과정도 엄청난 노동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한국의 단색화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그 발상과 색감, 이미지 등도 있겠지만 그 대다수는 작업 과정에서의 노동과 의지의 평가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작가 김환기 화백의 단색화는 언뜻 보기에 멀리서 보면 단순한 벽지의 일부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김 화백의 단색화가 수많은 바늘만한 점을 찍어서 캔버스를 채웠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리 단순한 색상이 아니다.

전통 채색 기법인 분채·석채 작업은 차세대 단색화의 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분채·석채의 대가로는 천경자 화백을 빼놓을 수 없다. 천 화백의 후기 작품은 뚜꺼운 석채 작업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크게 높였다.

분채·석채 작업은 그 과정만으로도 감탄을 느낄 수 있고 그로부터 드러나는 색감과 조형의 아름다움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원색이나 순색을 혼합하지 않고 붓칠하고 또 붓칠을 중첩해서 깊고 선명한 색감을 나타나게 한다. 

위 작품은 임종두 화백의 초기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20대 후반 실존의 문제에 대한 고민과 자연의 생명력을 조형화한 것으로 평가받는 '생토' 시리즈의 한 작품이다. 

서로 뿔싸움을 하는 두 마리 황소의 강렬한 기운이 짙은 이 땅의 황토색을 닮은 빛깔로 표출되었다. 황토색이나 붉은색 계통은 전통적으로 재앙을 물리치는 색으로 사용되었다.

2021년 소띠 해를 맞이하여 힘찬 기운으로 모든 악운을 물리치고 평온과 행복의 일상을 맞이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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