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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산의 부장들', 역사는 최선을 향해 달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일깨우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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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산의 부장들', 역사는 최선을 향해 달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일깨우는 영화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1.25 2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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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최선을 향해 달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주는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우리 현대사의 어두운 한 면을 담아낸 '남산의 부장들'은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되기 전 40일과 김형욱 정보부장의 실종사건을 다루고 있다.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 작품을 각색한 영화로 우민호 감독이 연출하고, 이병헌, 곽도원, 이성민 등이 중심 배역을 맡았다.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 안가에서 발생한 10.26 사건과 그 사건이 발생하기까지의 40일간의 기록을 인물의 갈등과 성격에 초점을 맞추며 섬세하게 그려낸다.

당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는 박정희 대통령과 차지철 경호실장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고, 이로 인해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체제가 무너지게 된다. 국민들은 80년 서울의 봄을 기대했지만 독재권력의 공백을 당시 보안사령관으로 권력의 단꿀을 맛보던 전두환 신군부가 차지하면서 사람만 바뀐 또 하나의 독재가 시작되었다. 

민주주의를 꿈꾸었다는 김재규는 군법에 회부되어 교수형에 처해지고 현대사는 다시 고난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 영화의 특징은 역사의 사실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사건의 역사적 의미를 캐내기 보다는 인물의 심리와 고뇌, 선택의 과정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이다. 권력의 2인자로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 왜 절대권력의 1인자였던 대통령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는가?

그 과정에 이르는 심리의 변화와 결단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권력을 움직이는 힘과 탐욕과 무상함을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 

권력자가 2인자를 이용하는 방법은 간결했다. "임자 옆에는 내가 있잖아. 임자 하고 싶은 대로 해."

스틸컷

독재권력은 권력을 둘러싼 탐욕에 의해 유지되고, 탐욕을 가진 인물들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이용하여 자신의 영달을 추구한다. 그 대표적 인물이었던 김형욱 정보부장의 변심은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시발점이 된다.

김형욱의 실종은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차지철 일당에 의해 암살되어 서울로 운구되어 처리되었다는 설도 있고, 파리 근교의 양계장 사료 분쇄기에 넣어 처리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한 가지 명확한 사실은 김형욱이 파리에서 실종되었다는 사실뿐이다.

김형욱 회고록에 대한 소문은 이후에도 많은 관심을 끓었다. 일부 내용을 담은 내용이 출판되기도 했고, 2013년에는 7월 15일 비밀이 해제되며 FBI 영문판이 공개되기도 했다.  

영화를 보면서 우리 현대사를 뒤돌아보면 역사는 나아가지만 최선의 길을 향해 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영화는 다소 무겁지만 김재규역을 맡은 이병헌의 심리 연기나 박정희 대통령역을 연기한 이성민의 씽크로율은 쫀쫀한 집중력으로 역사와 영화를 함께 따라가게 한다. 

새해 기분 좋은 웃음을 기대한다면 다소 무거운 영화라 할 수 있고, 격동의 시절에 역사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다면 깊이가 느껴지는 수작의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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