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모 단장, VR·AR의 몰입감과 인터렉션이 인류의 삶을 바꿀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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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모 단장, VR·AR의 몰입감과 인터렉션이 인류의 삶을 바꿀 수 있어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1.0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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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상용화는 기술 융합의 많은 문제점을 해결, 인터페이스 표준화 필요
기술의 융합과 함께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서비스 고민해야
전자부품연구원 정광모 공간정보가상훈련연구단 단장
전자부품연구원 정광모 공간정보가상훈련연구단 단장

2020년을 맞아 본지는 전년에 이어 꾸준히 4차산업 기술을 소개하고, 미래 신기술에 기반한 서비스 정보를 통해 경제활력을 높이며 4차산업혁명을 전파하는 일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4차산업혁명의 선두에서 핵심 기술 진보에 노력하는 학계 및 기업의 전문가를 찾아 인터뷰하는 <전문가에게 듣는 2020년 트렌드 특집> 기획기사를 준비하였습니다. 

이번 기사는 전자부품연구원(KETI) 정광모 단장이 보는 2020년의 트렌드와 비전을 지난 1월 3일의 인터뷰 기사에 이어서 공유합니다. 정광모 단장은 문화체육관광부 과제수행을 통해 개발한 기술을 기업에 이전하기 위해 관심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술이전 기업협의체'를 구상해두고, 미래를 이끌어갈 4차산업 기술의 연구 개발과 전파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VR-AR 기술은 몰입감과 인터렉션으로 교육·의료·업무 등 일상의 패러다임이나 인류의 삶을 바꿀 수 있어

VR·AR 산업은 현재 느리게 성장하고 있으나 2020년부터 향후 5년간은 우리 인류의 삶에서 중요한 문물로 남을지를 결정할 중요한 Turning Point로 생각된다. 인류는 고대시대부터 가상의 상상력이 낳은 스토리텔링으로 집단을 통제할 수 있었고, 문자와 이미지라는 그 시대의 가상현실(VR) 도구를 이용하여 인류 문명을 꽃피워 왔다. 이제는 한 단계 앞선 디지털 영상으로 가상과 현실의 벽을 허물게 되었으며 그 활용은 인류의 삶을 또다시 바꾸어 놓을 만한 충분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증강현실(AR)은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인공적인 시각이며 인공적인 언어이기도 하다. 과거의 문물이 그랬듯이 VR·AR이 일과 일상과 놀이에 개입되어 일상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는다면 인류의 생활이 지금과는 크게 다른 형태로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류의 본능인 건강측면에서 VR·AR이 육체적 및 정신적 건강을 지켜준다면 지금의 스포츠센터나 약국을 대체할 수도 있다. VR은 그 자체만으로도 몰입성이 강하기 때문에 인체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호르몬 작용을 말할 수 있다. 몰입이 강할수록 도파민과 엔돌핀, 아드레날린, 멜라토닌, 옥시토신, 코티솔과 같은 감정에 관련된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콘텐츠 제작에 신중해야 하며 어쩌면 향후에는 정신적 치료를 담당하는 의사가 스토리텔링에 개입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미 가상현실 스포츠는 부분적으로 활용되고 있고, 머지않아 학교의 체육시설을 모두 바꾸어 버릴 수도 있다. 앞으로 학교에서는 운동장이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VR·AR은 휴먼증강을 더욱 가속화 하여 신체의 기능을 강화시키거나 인지능력을 향상시키는 기능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무언가를 직접 수행해야만 진정한 지식으로 남는 것인데 VR·AR은 직접 수행하는 교육방법이다. 인류의 지능은 오랜 기간 동안 서서히 지능화 되어 왔는데 VR·AR은 몰입과 인터랙션으로 그동안의 교육방법에 비하여 훨씬 빠르게 인지능력을 촉진시킬 수 있다.

VR·AR이 가장 활발하게 활용될 분야는 교육과 가상훈련 분야이다. 교육분야는 몰입도가 높기 때문에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고, 가상훈련 분야는 VR·AR을 이미 오래전부터 비행조종사 훈련에 활용해 왔으며 최근에는 포크레인과 같은 중장비 훈련에 활용하고 있다. 더구나 4차산업혁명과 함께 성큼 다가온 자율주행자동차를 시뮬레이션하거나 자율비행드론을 훈련하는데도 VR·AR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장애인이나 임신부 및 신체적 정신적 약자들에게는 병원이나 약물치료보다도 VR·AR이 더욱 훌륭한 치료방법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이미 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 심적 외상 후의 스트레스 장애) 또는 치매 치료에 VR·AR이 사용되고 있고 매우 효과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일과 업무측면에서는 5G 통신망을 얼마만큼 넓은 범위까지 구축하느냐 하는 비용 문제와 시간 문제가 남아있지만, 망구축이 확대된다면 주 52시간 근무체계도 아니고 재택근무도 아닌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근무 형태가 도입될 수 있다. 일런머스크가 준비하는 Starlink는 2020년부터 상업서비스를 시작하는데 Starlink와 5G가 연계하면 세계 어디서나 Digital Nomad족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료:KETI

▶ 5G 상용화는 기술 융합의 터닝 포인트 제공, 업계의 기술표준화 빠르게 이루어져야

앞서 5G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광대역 통신은 VR·AR에 있어서는 통신의 개념을 넘어 다양한 현재의 문제점들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근본적으로 VR·AR 고품질 콘텐츠를 제작하려면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필수인데, 이를 전송하거나 실시간 처리하는데 지연 문제가 발생하여 고품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제는 5G와 클라우드 컴퓨팅과 엣지 컴퓨팅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보이고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엣지 컴퓨팅은 IoT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더욱 빠르게 컴퓨팅하고 전송하며 AI가 개입하여 데이터 분석을 하게 되므로 AR 서비스에서는 실시간으로 서비스를 받아 볼 수 있다. 이러한 초저지연 Latency는 실시간성과 정밀성을 요구하는 원격의료 협업이나, 다자간 원격 협업 훈련, 멀티유저 인터랙션이 요구되는 군집서비스, 제조업에서의 협업설계 등에 반드시 필요한 요건이다. 증강현실에서도 IoT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여 서버에 저장하고 컴퓨팅 된 정보를 다시 불러오는 등의 과정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지루함을 없애 주고 VR·AR에 대한 선호도를 높여줄 것이다.

VR·AR 기술은 IT 분야에서는 첨단기술들의 집약체나 다름없다. 컴퓨터그래픽스, 3D 360도 영상기술, 햅틱기술, 오감처리기술, 인체를 이용한 인터랙션, 객체인식기술, 공간인식기술, 광학기술, 센서기술 등이 기본으로 적용되고 여기에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IoT, 5G, AI 기술이 접목되어야만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기술이다.

다행히 이러한 첨단기술들이 VR·AR 산업에 빠르게 접목되고 있어서 소비자에게 쉽게 다가갈 계기가 되고 있다. 다만 각각 요소기술들의 안정화와 업계간의 서로 다른 인터페이스 문제는 De facto 표준으로 해결한다든지 어떤 형태로든 합의를 봐야하는 상황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표준화로 빨리 성장하는 산업이 있었고(MPEG) 표준의 실패로 소멸되는 산업(홈네트워크)도 있었다. 결국 대규모 산업과 대규모경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업계의 빠른 통일조치가 필요하다.

VR/AR 기술이전 설명회 및 미래기술세미나에서 왼쪽부터 권희춘 박사, 이경주 대표, 정광모 단장 기념촬영. 사진:미래경제뉴스

▶ NUI 기술로 무장하여 VR·AR 디바이스 폼팩터와 융합한다면 Star Company 기업으로 도약할 것

단순히 기술적으로만 본다면 디스플레이측면에서는 궁극의 목표인 홀로그램과 연계해야 하고, VR·AR 그 다음의 패러다임이 무엇인지에 대한 긴 로드맵을 그려보고 주변의 기술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그 안에서 우리의 Positioning은 현재 어디인지를 파악하고 필요하다면 기업과 함께 나침판 역할을 해내야 한다.

우선 VR·AR이 AI, 빅데이터, 엣지컴퓨팅, 5G와 연계되는 모습과 향후 미래에 어떤 서비스가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서비스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이러한 고민을 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인간의 본래 모습과 인간이 추구하는 모습들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다시 한번 관찰할 필요가 있고, 현재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점과 현재의 기술이 한계에 부딪혀 있을 때 VR·AR로 해결할 방법이 무엇이 있는지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

한동안 죽음의 계곡을 극복하고 시련을 견뎌온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NUI(Natural User Interaction) 기술은 아직도 인간의 본능을 활용하는데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는 기술로 무장한 기업이 있다면 그 기여도와 인센티브는 매우 클 것으로 생각된다.

NUI는 제스처 UI, 시선추적 UI, 모션 UI, 헤드트래킹 등 다양한 UI가 산재되어 있어서 이를 통합하거나 통일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 KETI도 그동안 개발한 다양한 User Interaction 기술을 바탕으로 인간에게 가장 최적화된 비밀을 캐는데 노력하고 있다.

또 VR·AR은 몰입과 제어를 위해서 인간의 오감을 이용하는데 이를 제어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는 기업이라면 아마도 VR·AR 디바이스 폼팩터와 융합되어 어느날 갑자기 Star Company 기업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KETI는 그동안 구축한 오감처리기술을 바탕으로 시청각·촉각 뿐 아니라 감각의 변환, 가상의 감각을 연구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한편 VR·AR은 그 몰입도가 크기 때문에 부작용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사람에게 미치는 인적요인을 연구하여 사람의 정신과 심리, 개인들의 특성까지 감안하여 획일화된 서비스가 아니라 개인에 최적화된 서비스 개발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지금까지 악마의 강과 죽음의 계곡을 건너기 위해 정부가 다양한 기술지원을 통하여 기술의 진보를 이루어 냈고 그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소멸되지 않고 자신감을 가진 기업들은 이제 사업을 확장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VR 체험존 보급에 주력하다보니 일부 콘텐츠분야의 성과도 있었으나, VR·AR을 산업전반 보다는 게임위주의 분야로만 한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편이다. 이제는 콘텐츠 유통을 위한 대형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고 KETI도 이에 적극 참여하여 실증과 테스트를 병행할 예정이다.

2020년에는 아직 미미한 기술적 문제가 남아 있지만 이러한 문제와 관련이 없는 산업분야부터 속속 도입이 시작될 것이다. 우선은 그동안 기술적 불안정과 비용문제 때문에 대기하고 있던 수요처들이 산업(교육 및 훈련, 제조, 의료, 드론 등) 분야에서 수요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이며, 체험 수준이던 VR·AR이 5G의 상용화와 함께 실생활까지 스며들어 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KETI도 자율비행 드론교육훈련 및 조종사 훈련에 VR·AR 및 혼합현실(MR : Mixed Reality) 기술을 동원하여 응용서비스를 실증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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